제주 해녀학교 졸업생들이 해녀가 되지 못하는 이유와 해결방안

2023. 10. 19. 16:12이슈이슈

제주도의 해녀문화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고유의 전통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해녀의 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으며, 신규 해녀의 양성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제주도에서 운영하는 해녀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실제로 해녀로 활동하는 비율은 매우 낮다고 한다. 이 글에서는 제주에서 해녀학교 졸업해도 해녀가 되지 못하는 이유와 그에 대한 해결방안을 알아보겠다.



해녀학교 졸업생들이 어촌계에 가입하기 어려운 이유

해녀학교를 졸업했다고 해서 곧바로 해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어촌계 합의를 거쳐 회원으로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이 녹록지 않다.

제주 해녀 특유의 끈끈한 공동체 문화를 이해하지 못해도 해녀 활동이 쉽지 않다. 도의회 농수축경제전문위원실 관계자는 “해녀들은 일정 구역의 바다를 함께 관리하면서 수입을 나눠 갖는 만큼 무작정 신규 해녀를 받아들이는 것을 꺼린다”고 설명했다.



신규 해녀들이 생계 유지하기 어려운 이유

교육생들 역시 막상 교육을 받다보면 해녀가 바다에서 겪어야 하는 육체적 어려움을 알게 된다. 경험이 많고 깊은 곳까지 잠수하는 상군 해녀와 달리 신규 해녀들은 물질 (해녀들이 해산물을 채취하는 행위)만으로 생계 유지를 하기 어려운 점 역시 전업 해녀로 전환이 쉽지 않는 이유가 되고 있다.

박호형 의원은 지난 18일 서귀포시를 상대로 한 행정사무감사에서 “2015년 법환해녀학교 설립 후 매년 1억2000만원의 예산이 지원되고 있으나 졸업생의 어촌계 가입률은 저조하다”면서 “특히 2020년 제주도 어가실태조사를 보면 해녀의 수입은 대략 678만원으로 신규 해녀가 해산물 채취만으로 생계유지가 어려운 만큼 소득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해녀학교의 교육 내용과 방식에 대한 문제점

해녀학교는 제주시와 서귀포시에서 각 1곳씩 운영 중인데, 일반적으로 5월에서 7~8월까지 해녀를 직업으로 원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해녀 잠수법과 해산물 채취 기술 등을 교육한다.

하지만 이러한 교육 내용과 방식은 신규 해녀들이 실제로 바다에서 활동할 때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충분히 전달해주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

브런치 작가인 김현주는 자신의 글에서 “해녀학교는 해녀가 되기 위한 최소한의 잠수법과 해산물 채취 기술만을 가르친다. 바다의 상태와 조류, 해산물의 특성과 분포, 잠수 시 발생할 수 있는 위험과 대처법 등은 학교에서 배울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네이버 블로거인 arbol_en_viaje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녀학교에서 배운 것은 실전에서 쓸모가 없다. 학교에서는 바다를 보고서도 어디에 무슨 해산물이 있는지 알 수 없고, 잠수 시간도 짧고, 장비도 다르다”고 했다.




제주에서 해녀학교 졸업해도 해녀가 되지 못하는 이유는 어촌계 가입의 어려움, 생계 유지의 힘듦, 교육의 부족 등이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안이 필요하다.

첫째, 어촌계와 해녀학교 간의 협력을 강화하여 졸업생들이 신규 해녀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인턴 해녀 과정을 확대하고, 정착 지원금을 지속적으로 지급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둘째, 신규 해녀들의 소득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다양한 부가가치 창출 사업을 지원하고, 해녀문화를 홍보하고 보호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해녀학교의 교육 내용과 방식을 개선하고, 실전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전달하고, 상군 해녀들의 멘토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